경제이야기/창업·CEO

뉘신지 모르겠으나(2)

polplaza 2021. 2. 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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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해야 하나.

마땅히 하고 싶은 일이 떠오르지 않았다.

수술 직후라 직장을 찾아볼 수도 없었다.

집 근처 도서관에 나가 책을 보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서관에서 책장을 넘기다가 그림 하나가 눈에 확 띄었다.

황새와 개구리, 아니면 개구리와 황새라고 불러야 하나.

한눈에 황새와 개구리가 필사의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황새에게 그냥 먹잇감 정도로 생각해왔던 개구리가 황새의 취약 부분인 목을 공격함으로써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개구리는 머리 부분을 황새에게 거의 다 먹힌 채로, 두 앞다리를 쭉 내밀어 황새의 목을 힘껏 조르고 있었다.

개구리가 죽기 살기로 목을 조르자 황새는 숨이 막혀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잠시 후면 황새는 숨이 막혀 죽고, 개구리는 사력을 다한 대가로 위험에서 벗어나 탈출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몸에서 전율이 일어났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개구리가 감히 황새에게 대들다니,

 

그것도 머리를 제압당한 절대 불리한 조건에서 저렇게 힘들게 앞다리를 내밀어 황새의 목을 조르며 자신의 생명을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다니, 저 개구리는 어떻게 저런 투지와 용기를 냈을까.


힘없는 개구리도 저렇게 버티며 살려고 발버둥 치는데,

집안 가장인 내가 스스로 절망하고 좌절하고 있었다니

자신이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그림을 보면서 아래에 적혀 있던 다음 글귀가 뇌리를 때렸다.

‘오늘부터 마음속에 개구리 한 마리 키우시기 바란다.’


그래, 절대 포기하지 않는 개구리 같은 캐릭터를 내 마음속에 키우자. 이 시간부로 더 이상 세상일에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새로운 일을 개척해서 그 일에 최선을 다하자. 황새를 물리친 개구리와 같이 절대 포기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캐릭터를 키우자.


저녁 무렵 도서관에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묘비가 없는 그 무덤 앞으로 다가갔다. 숙연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이고 기도를 올렸다.

 
“뉘신지 모르겠으나 절대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출처: 행군의 아침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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