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안면 신경마비 35일째... 증세는

polplaza 2023. 6. 2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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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 신경마비 진단을 받은 지 35일째다.

오전에 변원에 가서 전기자극과 적외선 치료를 받았다. 어제는 침 맞으러 간다고 재활치료를 받지 않았다. 오늘은 다른 일정이 없어서 예약해 둔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재활치료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물론 사람에 따라, 신경 파손율에 따라 회복 기간이 다를 것이다.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다.

"왼쪽 입술의 근육이 살아나는 듯.. 공기 흡입이 가능해져"

낮에는 전날과 비교하여 변화를 거의 느낄 수 없었는데 밤에 하나의 변화가 왔다. 나는 애연가이기에, 담배를 피울 때마다 입술 근육이 얼마나 힘을 쓰는지 시험해 왔다. 오늘도 담배를 왼쪽 입술 끝으로 물고 공기를 흡입해 보았다. 전날까지는 이게 안 됐는데, 오늘은 이게 됐다. 공기 흡입이 가능할 정도로 왼쪽 입술의 신경이 살아나고 있다는 증표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정면에서 거울을 보면 아래 입술이 오른쪽으로 비뚤어진 모양은 여전하다. 여하튼 왼쪽 입술로 담배를 물고 공기를 흡입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큰 변화다.

눈이 침침한 것은 여전하지만, 인공눈물을 넣으면 사물에 대한 초점이 조금 나아졌다. 컴퓨터가 눈이 부셔 쳐다보기 힘든 날도 있었는데, 오늘은 그럭저럭 컴퓨터 모니터를 볼만하다. 콧등을 찡그리면 왼쪽 눈 아래 눈두덩이에 주름살이 아주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지만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무실 지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지난번보다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느끼고 있다. 외형과 다르게 실질적으로 눈과 입이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을 양치질을 할 때 오른쪽은 쉽지만 왼쪽은 어렵다. 특히 치실을 이용하려고 할 때는 왼쪽 입술을 잡아당겨야 안쪽 어금니가 보인다. 이제는 "우~" "오~" "이~"하는 발음으로 입모양을 보는 것으로는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입술은 눈보다 더 회복 속도가 느린 것으로 파악된다.

식사와 음료수는 조금만 신경 쓰면 흘리지 않고 먹고 마신다. 조금 불편하지만 먹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눈이 침침해서 보는 것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다. 이 참에 오래된 안경을 버리고 새 안경을 맞출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 시기 선택이 문제인 것 같다. 덜 회복된 상태에서 안경을 맞추는 것이 옳은 선택인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자극과 적외선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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