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8월 2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저격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의 딸 조민 씨가 부산대 의전원의 입학취소 예비적 행정처분을 받은데 대한 비판이다. 추 장관은 왜 유은혜 장관에게 화살을 돌린 것일까. 행정부와 여당인 민주당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추미애 전 장관은 이날 SNS에 지난 3월 24일자 '유은혜, 부산대에 조민 입시비리 의혹조사 지시'라는 제목의 언론보도를 링크한 후, 유 장관에게 직격탄을 퍼부었다.
추 전 장관은 "조민 양에 대한 느닷없는 입학 취소 예비적 행정처분은 사법정의와 인권, 교육의 본래 목적을 망각한 야만적이고 비열한 처사"라며 "어디나 어른거리는 보이지 않는 손, '정무적 고려의 실체'는 누구인가? 개혁을 좌초시키는 '정무적 고려의 진원지'가 밝혀져야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진위에 다툼이 있는 표창장 한장으로 이미 교육과정을 다 이수하고 국가자격시험까지 통과한 사람에게 입학취소라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일거에 송두리째 부정하고 배제하는 반교육적, 반인도적인 것"이라며 "'사람이 먼저다'라는 집권철학을 제시한 문재인 정부의 교육부는 왜 그 반대로 가는 거냐"고 따졌다.
추 전 장관은 "지난 보궐선거 직전인 3월 24일, 유은혜 교육부장관의 갑작스런 발언으로 우려되었다"며 "장관이 대학교육의 부정부패에는 손도 못대면서, 조민 양에 대해서는 법원의 심판이 남아 있는데도 입학을 취소할 수 있다는 주장은 눈귀를 의심할 정도였다"고 유 전 장관에게 비난의 화살을 쏘았다.
추 전 장관은 "장관 발언 이전까지 부산대는 대법원 판결 이후 심의하겠다는 일관된 입장이었다"면서 "그런데 교육부 장관이 3월 8일 조민 양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고, 24일 다시 언론을 통해 판결 전 조치를 지시했던 것"이라고 유 전 장관을 저격했다.
그는 "보궐 선거 참패원인도 조국 탓을 댔던 특정 세력의 언동에 비추어보면, 선거 전에도 '공정'이라는 가치 회복을 위해 조국과 그 가족을 희생양 삼아 민심에 편승하기로 '정무적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 기소. 재판 모두 진실 보다 프레임을 설정하고 그 프레임 안에서 설정된 프로세스가 가동되어 왔다고 보인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조국의 강'을 건너야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말이 일찌 감치 나왔다"며 "또 다시 조국 장관 관련 일련의 사건을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그 전에 속전속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정무적 판단을 누군가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여권 내 '반조국 그룹'이 있음을 시사했다.
추 전 장관은 "그런 정무적 판단은 거짓과 위선의 세력을 활개치게 하고 지지자를 등돌리게 만들 치명적 독약이 될 것"이라며 "경고한다"고 했다.
'민주당 대선 암초', 조국 전 장관을 버릴 것이냐? 수호할 것이냐?
추 전 장관의 경고는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조국의 강'을 건너야 한다는, 여권 내 정무적 판단을 내린 그룹을 겨냥했다. 유은혜 장관이 그 그룹에 포함된 것으로 본 것이다. 유 장관과 정무적 판단 그룹으로 인해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 씨가 대법원 판결 전에 부산대에서 입학취소 예비적 처분을 받게 됐다는 것이 추 전 장관의 인식인 셈이다.
조국 전 장관은 현재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그의 부인 정경심 교수는 2심까지 유죄가 확정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남겨 놓고 있다. 딸 조민 씨는 부산대 의전원의 입학 취소 예비처분을 받았다. 내년 대선을 앞둔 여권에서 조국 전 장관에 관한 법적, 정치적 문제는 뜨거운 감자이다.
여권이 조국 전 장관을 뛰어 넘을 것인지, '조국 수호대'로서 조 전 장관과 함께 생사를 같이할 것인지는 개별적, 그룹별 판단의 문제이다. 추 전 장관이 같은 뿌리의 유은혜 장관을 직격하면서 경고한 것은 '조국과 한 배를 타겠다'는 의지를 굳인 것으로 보인다. 그 대척점에서, 조국 전 장관을 버리고 가자는 '정무적 그룹'에 유 장관이 총대를 멘 것이 아닌가 싶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고 나면,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여권의 입장은 하나로 모아질 가능성이 높다. 조 전 장관을 버릴 것이냐, 수호할 것이냐? 그것은 누가, 최종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조국 전 장관의 앞날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미애 전 장관이 유 장관을 저격한 것은 여권내 '조국 사태'의 해법을 놓고 잠복한 갈등의 일단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신호탄이라 하겠다.
<유은혜 교육부총리 프로필>
1962년 10월 2일 서울 생
서울휘경초등학교
동대문여자중학교
송곡여자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
이화여자대학교 정책과학대학원 졸업(석사)
1998~2003년 국회의원 김근태 후원회 사무국장, 국회의원 김근태 보좌관, 노무현 대통령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환경위원회 부위원장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고양시 일산동구)
2015년 문재인 당대표 대변인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고양시 병)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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