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 신경마비(구안와사) 진단을 받은 지 16일째다.
오전에 병원에 들러 재활치료를 받았다. 재활치료란, 어제와 마찬가지로 전기자극과 적외선 쬐기가 전부였다. 재활치료사가 특정 부위에 전기자극 밴드를 붙여놓고 전기자극 기계를 작동시키고, 여기에 적외선을 쪼였다. 그리고 재활치료사가 직접 전기 자극이 좀 더 센 '전기침(엄밀히 말하면 자극이 있지만 침은 아님)'을 군데군데 위치를 옮겨가며 주는 것이 전부다. 이 치료는 주 3회, 총 3주 계획으로 모두 9회 실시된다. 앞으로 4회 남았다.
증세는 어제와 같이 지속되고 있다. 다만, 아주 미세하게나마 신경이 살아나는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예를 들어, 이마에 주름살을 만들기 위해 눈을 치켜 떠봤았더니 왼쪽으로 한 두개가 가늘게 생겼다. 전날보다 주름의 길이가 좀 더 길어졌고, 깊이도 약간 생겼다.
그리고 눈 아래 눈두덩이에도 코와 눈 사이를 찡그리면 주름이 아주 희미하게 생겼다. 입 근육을 크게 움직이면 눈 두덩이가 따라서 약간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눈 주변에서 근육이 움직이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귓가에도 약간의 통증이 감지됐다. 그동안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했으나 아주 짧은 시간이긴 해도 아주 작은 통증이 느껴졌다. 근육통 같은 통증이어서 심각하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조금 불편함을 느끼는, 지나가는 근육통 같은 통증이었다.
그런데 입은 알 수가 없다. 측정이 어렵다. 발음으로 "우~" "오~" "이~" 하며 입 운동을 해보면서 모양을 본다. "우~"를 해보니 입모양이 어제보다 조금 균형을 잡아가는 것 같다. "오~" 발음을 할 때는 입의 균형이 맞지 않다. "이~" 발음을 할 때 입모양은 불균형이 아주 심하다.
음식 먹는 것은 어제와 비슷하다. 손을 사용하지 않고도 왼쪽으로 차이는 음식물의 90% 정도를 가운데로 옮길 수 있다. 완전히 100%의 기능은 돌아오지 않은 상태다. 입모양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음식을 먹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오전에 시골에 계시는 어머지가 걱정이 되셨는지 전화를 주셨다. 당신의 몸이 불편한데도 아들이 아프다니까 걱정이 태산인가 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당부드렸다.
어제와 오늘은 꿈을 꿨다. 평소에는 꿈을 잘 안꾸는데 요즘은 꿈이 많은 편이다.
오늘 꾼 꿈은 뭔가 잘 안 되는 꿈이었다. 꿈에서 핸드폰 카메라가 작동이 안 되어서 낚시꾼이 낚은 대어가 변신한 가오리 같은 큰 생선을 찍지 못했다. 몸체가 아주 높은 트럭을 위험하게 타고 가기도 했다. 무엇을 찾는데 찾지 못하고, 키가 아주 큰 초등학교 친구라는 사람을 따라가다가 깼다.
전날에는 꿈속에서 벌어진 어떤 기억들이 거의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가슴이 없는 여자를 만나서 잠에서 깬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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