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어머니가 전수한 요리(고사리 나물)

polplaza 2021. 10. 2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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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 가운데 고사리 나물을 좋아한다.
산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식물이다. 모양이 특별해 어린 나이에도 알아차릴 수 있다. 어릴 때는 고사리를 꺾을 줄만 알았지, 요리하는 법은 알지 못했다. 그냥 어머니가 해주는 고사리 나물을 먹기만 했을 뿐이다. 

이제 어머니는 연로하여 산에 올라가지 못하신다. 젊었을 때는 동네 주변의 이산, 저산을 이웃 아주머니들과 많이 다니셨다. 고사리 뿐만 아니라 취나물 등 산나물을 캐서 시장에 팔아 생선을 사오시기도 했다. 이제는 추억으로 남았을뿐, 거동이 불편해서 동네 한바퀴 돌기도 힘들어하신다.

고사리를 꺾으면, 우선 뜨거운 물에 데친다. 그리고 햇볕에 말린다. 바짝 말려서 다발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멀리 도시에서 고사리를 매년 사러오는 장사가 있었다고 한다. 요즘은 고사리를 꺾지 못해 주문을 받지 못한다.

여하튼, 고사리를 말리는 것까지는 눈치 껏 알 수 있었으나, 나물 하는 법은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한번은 어머니가 주신 마른 고사리를 혼자서 해 본 적이 있었다. 마른 고사리 더미를 조금 떼서 찬물에 남겨뒀다. 하루가 지났는데, 많이 불지 않았다. 그래서 이틀 째 담가뒀다. 고사리 물이 빠지면서 일부 고사리 대는 허물해지는 듯 했다. 그래도 여전히 단단한 줄기가 있었다. 3일째 요리를 해보기로 했다. 가위로 자른 후, 참기름과 깨, 소금을 넣었다. 어머니가 해준, 시골에서 먹던 고사리 맛이 아니었다. 식감이 달랐다. 빳빳한 줄기가 있어서 식감이 부드럽지 않았다.

그런 기억 때문에, 고향을 방문한 길에 어머니에게 고사리 나물에 대해 물어봤다.

의외로 어머니의 요리법은 간단하고 쉬웠다. 물론, 이것은 어머니가 평생 해온 요리법이다. 

1. 우선 마른 고사리 더미를 조금 떼서(물에 불리면 양이 많아짐) 삶는다.
2. 고사리를 삶은 후 물에 하루쯤 담가둔다.
3. 건져서 씻는다.
4. 고사리를 자른 후, 맛소금 볶은 깨 참기름 집간장을 넣는다.
5. 냄비나 후라이팬에 넣고 덖는다.

결론적으로, 나는 삶는 것과 덖는 것 2가지를 빼 먹은 것이다.
삶고 덖음으로써, 그냥 물에 불려서 만든 것보다 훨씬 부드럽고 식감도 좋아진다는 것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고사리 나물을 직접 해보고 싶다.
보통 채소 나물보다는 하루 정도 일찍 준비해야 하는 것이 주요 포인트이다. 단, 마른 고사리 나물을 요리할 때이다.

만일 시장에서 물에 불어난 고사리 나물을 산다면, 삶아서 불린 것인지, 삶지 않고 물에 불린 것인지 알아봐야 할 듯하다. 삶았다면 언제 삶은 것인지, 물에 불리기만 했다면 며칠을 불린 것인지... 그래야 제대로 된 고사리 나물을 해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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