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17대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후보로 뛰었던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오는 4.10 총선에서 재기를 노리며 승부수를 띄웠다. 정 전 장관은 전북 전주시병 선거구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하여 표심 잡기에 나섰다. 민주당 텃밭인 이 선거구의 현역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출신인 같은당 김성주 의원이다. 여기에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을 지낸 황현선 민주당 전략기획부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하여 틈을 엿보는 형세이다. 이곳은 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므로, 누가 공천을 받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가 kbs전주와 전북일보의 의뢰를 받아 1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전주시병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성주 현 의원과 정동영 전 장관이 33%로의 지지율로 초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현선 전 행정관은 13%를 얻어 3위를 차지했다. 국민의힘 후보로는 정선화 전 전주병 당협위원장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으나 지지도는 불과 2%에 그쳤다.
김 의원과 정 전 장관은 가상 대결 지지도에서 초접전을 벌인데 이어, 민주당 후보자로서의 적합도 조사에서도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김 의원은 33%, 정 전 장관은 36%를 각각 얻어 오차 범위 내에서 초접전 양상이 이어졌다. 황 전 행정관은 적합도 조사에서 15%를 얻었다.
김성주 의원은 지난 2020년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출마해 66.65%(약10만4천표)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때 정동영 전 의원은 민생당으로 출마해 32.04%(약5만표)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 낙선했다. 앞서 2016년에도 두 사람은 맞대결을 벌였는데, 국민의당으로 출마한 정 전 장관이 47.72%(6만1662표)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시도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지만, 46,96%(60,673)를 얻어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다.
김 의원과 정 전 장관은 이번이 3번째 대결인 셈이다. 지난 2차례 대결은 소속 정당이 달랐지만,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이라는, 한솥밥을 먹는 상황에서 본선보다 더 치열한 예선 대결을 펼치게 됐다. 정동영 전 장관이 민주당 맥을 이어온 김성주 의원의 벽을 넘어서서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한국리서치의 이번 여론조사는 2023년 12월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하였으며, 면접원에 의한 100% 무선전화 면접조사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p이다. 응답률은 14.9%.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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