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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 신경마비 진단을 받은 지 57일째다.
의료기관의 치료없이 하루를 보냈다. 스스로 근육을 지압해주는 자가 치료도 거의 하지 못했다. 어떻게 갔는지 하루가 다 지나갔다.
특별히 새로운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눈도 그대로 이고, 입 모양도 그대로이다. 거울을 보면서 큰 기대도 하지 않는다. 하루 동안 변화는 아주 미미해서 감지하기 어렵다. 다만 눈 주변의 조임 현상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셈이다.
어제는 밤에 폭우가 지나갔다. 금주 내내 장맛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오늘 새벽에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려 나갔더니 매미 울음 소리가 우렁찼다. 사람들은 장마를 꺼리지만, 매미는 이 때가 세상으로 나오는 절호의 기회로 보인다.
매미 울음 소리를 듣다가 나무 근처에 가봤다. 빗물에 젖은 나무 몸통에 이상한 것이 보여 다가갔다. 아니, 이제 막 허물을 벗고 나온 매미가 허물 위에 앉아 있었다. 몸체는 완성되었으나, 낮에 흔히 보는 갈색 매미는 아니었다. 갓 세상에 나온 여린 모습이었다. 날개는 투명하고, 몸통은 연한 초록색을 띠고 있었다.
핸드폰으로 갓 탄생한 매미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장마는 매미들이 땅 속에서 쉽게 나올 수 있게 단단한 흙을 물렁하게 하나 보다. 자연의 섭리는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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