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살이 따갑다. 들판에는 벼가 익어 농부들의 추수 걷이가 한창이다. 집 앞마당에는 검은 망 위로 고추가 널려있다. 며칠째 햇볕에 말리고 있다. 이른바, 태양초를 만드는 과정이다. 햇볕에 바짝 말리면 고추 씨앗이 보일 정도로 몸통이 투명해진다. 밤에는 한쪽의 망을 들어 덮어둔다. 밤이슬을 그대로 맞는다. 그리고 아침에 태양이 뜨면 고추 더미를 펴서 널려놓는다. 따사로운 햇살과 솔솔 부는 바람, 건조한 습도에 고추는 그렇게 태양초로 변신한다. 요즘은 건조기가 나와서 금세 말릴 수 있다. 그러나 기계로 말린 것과 자연이 말린 것은 맛이 다르다. 느낌도 다르고 감성도 다르다. 태양초는 만들 때, 고추 꼭지는 미리 떼어버리는 것이 좋다. 마른 뒤에는 꼭지를 떼기가 힘들다. 아래 사진에서 보면 꼭지가 없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