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밤에 설거지를 하곤 한다. 저녁을 늦게 먹기 때문이다. 내가 먹은 그릇은 내가 치우는 것이다. 아침에는 출근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가능한 잠자리에 들기 전에 설거지 하는 것을 하루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어떤 날은 설거지를 하기 전에 짜증이 날 때도 있다. 설거지가 밀려있을 때다. 일찍 식사를 마친 식구들의 빈 그릇이 개수대에 쌓여있는데다, 내가 '떨이'로 먹은 국이나 찌개 냄비까지 한꺼번에 설거지를 해야할 때가 그랬다. '아이들이 밥을 먹었으면 그때그때 설거지 좀 해놓지' 하고 괜히 아내에게 불만이 생겼다. 그러다가 한번은 아내에게 "설거지 좀 해놓지?"라고 했다가 반격을 받았다. "누가 더 설거지를 많이 하느냐?"고. "1주일에 두세번 하는 것 가지고 뭘 그러냐? 매일 같이 설거지하는 사람도 있는..